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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9년 3월 13일부터 이루어진 한중 항공 회담의 결과로, 양국이 기존 주 548회 운항하던 여객 항공편을 608회로 60회 증가시키고(대략 15%), 화물 항공편도 44회에서 55회로, 11회 증가시키기로 하였다. 그 후, 한국의 항공당국은 새롭게 추가된 항공편을 배분하였는데, 그 중에 가장 특징적인 점은 LCC가 드디어 중국시장에 더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다. 제주항공, 티웨이항공, 진에어 등의 LCC는 일본이라는 동아시아의 주요한 시장을 시작으로 태국,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타이, 베트남 등의 동남아 시장으로 세력을 넓혀 왔는데, 유난히 중국에는 취항을 하지 못하였다. 그 이유로, 중국 항공 당국의 지나친 항공 관련 규제와, 이미 운수권의 대부분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항공 등의 FSC가 독점해 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3월 항공회담 이후, 한국의 항공 당국은 항공교통심의위원회를 통해서 제주항공, 이스타항공 등의 대표적인 LCC에 30개의 노선을 분배하였다. 항공권 분배 이후에 벌써 취항이 이루어진 항공사도 있는데, 이스타 항공의 경우에는 매일 운항하는 인천(ICN)-상하이(PVG) ZE821, ZE822 편을 새롭게 취항하였다. 상하이의 경우에는 우리나라의 여행 수요가 가장 많은 중국 도시이고, 상용수요도 충분한 반면, 저렴한 중국의 FSC(중국남방항공, 중국동방항공, 상하이항공) 등이 이미 장악하고 있는 상태라서, 중국행 노선의 LCC 분배의 성과를 파악하기에 매우 좋은 노선이다. 현재까지는 결과가 괜찮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다면, 앞으로 취항할 중국행 LCC는 어떤 것이 있을까?

중국행에 가장 빠르고,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항공사는 이스타항공이다. 앞서 언급한 것 처럼 인천발 상하이 노선을 운수권을 배분받자 마자 빠르게 취항하였다. 취항 일자는 정확하게 나오지는 않았지만, 인천발 장저우 노선을 준비중에 잇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렇다면, 중국 노선 운수권 배분을 통해 가장 큰 이득을 볼 수 있는 항공사는 무엇일까?

 

누가 뭐라 해도 당연히 제주항공이다. 제주항공은 이번 운수권 배분의 가장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인천-베이징 노선을 매일 운항할 수 있는 조건으로 따내었다. 사실 인천-베이징 노선의 경우에는 높은 수요에도 불구하고,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을 비롯한 양국의 FSC가 거의 독점하다싶이 운항하고 있었는데, 제주항공은 이 상황을 완전히 바꿀 새로운 게임체인져 인 것이다. 특히, 이번에 제주항공이 새롭게 취항하는 베이징의 공항은 다싱공항으로서, 올해 9월에 개장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다싱공항은 중국 당국에서 인천국제공항(ICN), 홍콩 첵랍콕 국제 공항(HKG)를 앞서는 동아시아 최대의 환승 관문으로 만들기 위한 목적으로 건설 중인 공항이다. 완공된다면 전세계에서 손꼽히는 수준의 규모를 자랑할 것으로 보이는데, 이 공항에 취항할 수 있다는 것은 단순히 인천-베이징 간의 수요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타 항공사와의 전략적 제휴협정을 통한 환승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 핵심이다. 사실 LCC는 환승이 아닌, 도시간 수요에만 한정되어 수익을 창출해왔기 때문에 그 한계가 명확했지만, 제주항공은 이 한계를 넘어설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되는 것이다. 환승 사업을 통해서 항공동맹 등의 가입을 추진할 수도 있다. 이외에도 제주항공은 한국에서 수요가 매우 높은 장가계, 옌지, 지난 등의 다양한 중국 도시를 인천, 제주, 부산, 무안 등의 다양한 도시와 연결하여 기존에 일본행 노선에 의존했던 수익구조를 타파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따라서, 제주항공의 입장에서는 일본불매 운동으로 인한 일본행 노선의 수요 감소를 다양한 방법으로 극복할 수 있는 셈인 것이다.

다싱공항

그 외의 다른 LCC는 제주항공 만큼의 이득을 볼 수 있는 상황은 아니지만, 그래도 수익처를 다양화 한다는 점에서는 충분히 의미가 있다. 티웨이항공은 대구발 장가계, 대구발 옌지 노선을 9월 중에 취항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장가계 노선은 주2회, 옌지 노선은 주3회 정도로 운항횟수가 많은 편은 아니라, 티웨이 항공의 수익구조 개선에 즉각적으로 도움이 될 것 같지는 않을 것이로 보인다.

 

LCC의 중국 노선 배분이 FSC에게 미치는 영향은?

 

사실 이번 중국 노선 배분에 대해서 LCC 업계는 쌍수를 들고 환영했지만, 대한항공, 아시아나 항공 등의 기존 FSC는 다소 아쉬움을 표현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당연히 중국행 노선의 경쟁이 심해져서 자신들의 수익성이 낮아질 것을 우려한 것이다. 하지만, 이것을 차마 대놓고 언론에 말은 못하고, "동아시아 허브 공항이라는 타이틀을 중국의 공항에게 뺏길 수 있다." 라는 식의 주장으로 이번 운수권 배분을 비판한다. 이번 운수권 배분이 인천공항의 발전에 도움이 되는지의 여부는 나중에 따져보도록 하고, 운수권 배분 자체가 과연 FSC의 수익성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 말해보겠다.

 

LCC가 난립하기 이전의 상황인 2007년의 경우 대한항공은 일본 노선의 비중에 거의 30%에 달했고, 아시아나의 경우에는 이보다 더 높은 40% 이상이었는데, 현재는 모두 20% 이하로 떨어진 것을 보면, LCC는 FSC의 수익성 악화에 큰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 수 있다. 아마 중국 노선도 이와 비슷한 양상을 띠게 될 것이다. 하지만, 중국 노선의 경우 일본 노선처럼 자유롭게 취항하기 힘들고, 까다로운 항공 규제가 꽤 많기 때문에 비용의 증가로 일본 노선 만큼 LCC가 난립할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중요한 점은 분명히 대한항공, 아시아나 항공의 수익성 악화에 큰 역할을 한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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